한국 제조업이 당면한 3가지 문제



2023년 3월 30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일대의 모습이 보도되었습니다. 에이치디(HD) 현대 글로벌 연구개발 센터(GRC)는 조선, 로봇, 에너지, 건설기계 등 에이치디 현대그룹의 연구개발 기능을 통합한 건물로, 2022년에 완공되었습니다. 이 센터에는 20~30대의 젊은 엔지니어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으며, 이들은 기계·조선공학뿐만 아니라 화학공학, 컴퓨터공학 등 다양한 전공을 가진 인재들입니다. 이들은 캐주얼 복장으로 자유롭게 활동하며, 미래 먹거리와 주력 제품의 설계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반면, 울산 동구와 거제에서는 인력난이 여전히 심각한 상황입니다. 생산 현장과 기술교육센터에는 중장년 남성 노동자들이 많고, 청년들은 원청 정규직이 아닌 경우 조선소를 찾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이 지난해부터 수천 명씩 유입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배값이 오르고 건조해야 할 선박이 많지만, 일정 준수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대졸 엔지니어들은 최근 5년간 판교(삼성중공업, HD현대)나 시흥(한화오션)으로 이전 배치되었으며, 선박 건조 과정에서 설계 엔지니어와 현장 작업자 간의 소통이 필요하지만, 조선 업체들은 인재 확보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동남권의 세 개 지자체는 지난 50년간 제조업을 담당해왔지만, 매년 약 3만 명의 청년이 유출되고 있습니다. 이는 조선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며, 수도권과 충청권은 대기업 연구소와 핵심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입지하여 제조업의 중심지로 변화하고 있는 반면, 동남권의 중소기업들은 첨단 제조업의 핵심 가치사슬에서 소외되고 연구개발 역량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2022년 기준으로 한국 제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28%와 고용의 17%를 차지하며, 수출의 83.5%가 제조업에서 발생합니다. 고부가가치 부문도 제조업에 속해 있어, 제조업에 대한 논의와 위기 조명, 대책 촉구는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최근 재계는 52시간제에 대한 비판을 제기하며, 노동시간 단축이 기업에 부담을 주고 우수 인재를 활용하지 못하게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국 경제가 여전히 인재를 뽑아 ‘갈아 넣는 방식’으로만 생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공학자들은 의대 정원 증가로 인재가 유출되고 있다고 우려하며, 중국은 수백만 명을 인공지능(AI) 분야에 투입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수 인재 확보에 대한 걱정이 있지만, 많은 직장인들이 조직문화 문제와 혁신에 대한 논의는 부족한 상황입니다. ‘지경학’(geoeconomics)을 언급하는 학자들은 미국·일본과의 동맹 강화, 러시아·중국과의 관계 설정, ‘신남방정책’의 적극적 구현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한국 기업이 제품을 판매할 곳과 제조할 곳, 소재·부품·장비 공급처에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며, 정치적 전략이 제조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은 인정되지만, 이러한 프레임은 제조업이 직면한 문제의 실마리를 외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1. 인구학적 도전: 한국의 제조업은 1970년대 중화학공업화 시기에 설정된 산업 구조와 현재의 고학력 인구 구조 간의 불일치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현재 대학 진학률이 80%에 달하지만, 제조업의 생산직은 여전히 저학력 인력을 필요로 하며, 이로 인해 청년들이 제조업에 진입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 인력의 고학력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제조업 대기업의 이공계 여성 비율은 낮아, 여성 인력의 활용이 부족합니다.


2. 공간분업의 도전: 제조업의 연구개발 및 설계 기능이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비수도권의 제조업체들은 경쟁력을 잃고 있습니다. 대기업들이 수도권에 인프라를 구축하고, 생산 기능도 수도권으로 이동함에 따라 비수도권의 인구 유출과 혁신 역량 축소가 우려됩니다. 이로 인해 비수도권의 이공계 학생들도 수도권에서 일자리를 찾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3. 조직 내 조율의 문제: 기업들은 다양한 전공을 가진 인재들을 채용하고 있지만, 이들 간의 협업과 조율이 원활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각 산업의 특성에 맞는 인재를 채용하더라도, 새로운 기술과 시장의 요구에 맞춰 조직 내에서의 협업 방식이 필요합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 정제 등 새로운 분야의 경쟁력이 중요해지면서, 전공 간의 조율이 필수적입니다.


결론적으로, 한국 제조업은 현재의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인구학적 변화, 공간적 분업, 조직 내 협업 방식을 재정의해야 하며, 이는 '메이드 인 코리아'의 혁신을 위한 기초 작업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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