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역대급 최악인데, 집값만 급등하는 진짜 이유
경기는 역대급 최악인데, 집값만 급등하는 진짜 이유 (박종훈의 지식한방)
우리나라 서울 아파트 가격이 정말 미친 듯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미쳤다는 표현을 쓸 수밖에 없는 게, 이게 한 주가 지나갈 때마다 점점 상승폭이 올라가고 있고요, 드디어 지난주에는 최근 7년 사이에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만약 이대로 둔다면 정말 천장을 뚫고 올라갈 만큼 빠른 상승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 이 때문에 정부가 아주 다급하게 정책을 내놓은 것 같습니다. 기사 제목을 보면 '초유 주담대 한도 6억 카드' 이렇게 되어 있고요, '불타는 서울 집값에 극약 처방을 내렸다' 이렇게 제목이 되어 있는데, 자, 왜 이렇게 극약 처방이나 초유의 이런 표현들을 썼느냐? 우리 대한민국에서 지금까지 온갖 부동산 규제 대책이 나왔었지만, 이런 대책은 처음입니다. 개인의 소득이나 집값과 전혀 상관없이 대출 한도 자체를 6억 원으로 딱 고정시켜서 제한한 것은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진짜 극단적인 극약 처방이기 때문입니다. 과연 이런 처방을 하면 집값을 잡을 수 있을지, 그리고 우리 대한민국의 부동산값에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인지 여기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살펴볼까 합니다.
지금 서울 집값이 불타고 있다는 표현을 쓸 수밖에 없는데요. 지금 부동산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빨간색은 0.5%포인트가 넘게 집값이 오른 지역입니다. 서울하고 지금 세종시 같은 경우는 집값 상승세가 점점 가팔라지고 있거든요. 그런데 정말 이상한 점은 집값이 떨어진 지역도 있다는 거예요. 경북이나 대구 그리고 전남이나 광주 같은 곳은 집값이 떨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차별화 현상도 너무나 지금 심하고요, 그리고 그 상승세가 점점 가팔라지고 있는 게 진짜 문제인데, 석 주 전만 해도 서울 아파트 가격은 0.26% 상승했습니다. 그리고 두 주 전에는 0.36% 상승했는데, 지난주에는 0.43%가 상승했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6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겁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집값 상승과는 굉장히 다른 점이 있습니다. 우리 한국은 지난 2024년부터 역대급으로 저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2024년 2분기 같은 경우에 -0.2% 성장했습니다. 3분기, 4분기 전부 다 0.1%밖에 성장을 하지 못했고, 이번 2025년 1분기에도 또다시 -0.2% 성장했거든요. 그전에는 대한민국의 집값 상승은 전부 다 경제 성장률도 높아지면서 집값이 올랐는데, 지금의 집값 상승은 경기 불황 혹은 침체에 가까운 그런 상황에서 집값만 오르는 진짜 요상한 현상이 일어난 겁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지금 현재 성장률 하락 현상은 이게 보통 문제가 아닙니다. 1분기만이 문제가 아니라 역대급 성장률 추락 때문에 앞으로의 전망도 정말 최악의 상황입니다.
한국은행 1분기 역성장 경고
이 기사가 2025년 4월에 나온 건데, 성장률 전망치가 이때까지만 해도 1.5%였거든요. 그런데 2025년 성장률을 1.1%까지 낮춘 겁니다. 4월만 해도 그나마 낙관적이었던 거예요. 실제로 한국은행은 6월 1일 자에 어떻게 했느냐,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0.8%로 낮췄습니다. 훨씬 더 전망치가 대폭 내려가는 그런 현상이 일어난 겁니다. 그런데 만약에 한국이 2025년에 0.8%밖에 성장을 하지 못한다면, 이게 얼마나 낮은 성장률이냐 하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우리나라 성장률이 0.8%였습니다. 경제 위기급의 낮은 성장률이라는 겁니다.
그것도 한국은행이 2025년 성장률 전망을 발표할 때마다 계속 낮추고 있어요. 원래 한 2% 성장한다 그랬다가 1.5%로 낮췄다가 또 0.8%로. 여러분, 한국은행이 발표할 때마다 이렇게 계속 낮아진다는 건 0.8%조차 지켜질 수 있는지 없는지 그것조차 불확실하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면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도 못한 성장을 하는 이런 나라에서 도대체 어떻게 집값이 오르고 있느냐 궁금해질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2022년 이후 실물 경제가 악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집값만 오르는 데에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따로 있습니다. 한국은행의 통화 정책, 즉 돈을 마구 찍어내는 행위가 있습니다. 그러면 집값은 당연히 오르죠. 부동산의 가장 큰 특징은 공급량이 한정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부동산은 한정되어 있는데 돈이 100장 있다가 갑자기 1,000장으로 늘어난다면, 당연히 부동산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겁니다. 더군다나 정부까지 재정 정책으로 돈을 막대한 양으로 뿌린다면, 더욱더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그래프로 이 원리가 어느 정도로 현실에서 적용이 되고 있는지 그걸 보여 드리겠습니다. 여기서 왼쪽에 있는 그래프는 한국의 집값 상승률과 통화량의 증가율입니다. 검은색이 한국의 집값 상승률이고 파란색이 한국의 통화량 증가율인데, 통화량이 늘어난 만큼 집값도 따라서 같이 올라간 것을 여러분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 오른쪽에 있는 그래프는 미국의 경우인데, 빨간색이 바로 미국의 통화량 증가를 나타내는 것이고요, 파란색은 미국의 집값인데, 여기서 잘 보시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미국의 통화량 증가 속도보다 집값만 훨씬 더 많이 올랐죠? 그렇기 때문에 이 집값이 한꺼번에 붕괴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왔던 겁니다. 통화량하고 똑같이 늘어난 집값은 오히려 안정적으로 집값이 올라간 상태라고 보셔야 합니다.
그러니 경제학도 중에서 이걸 모르는 사람은 하나도 없겠죠. '돈 찍은 만큼 집값은 오른다.' 이 때문에 통화 정책을 펼칠 때 이렇게 마구잡이로 돈을 찍어내면 안 되거든요.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경제에 오만가지 부작용들이 나타나기 때문에 이게 보통 일이 아닙니다.
자, 그런데도 불구하고 중앙은행은 항상 마구잡이로 돈을 찍어내 왔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비판한 게 바로 오스트리아 학파죠. 오스트리아 학파는 어쨌든 스펙트럼으로 볼 때 우파 경제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오스트리아 학파가 가장 비판하는 게 무엇이냐 하면, 중앙은행이 찍어내는 돈입니다. 이 돈은 아예 나쁜 돈이라고 정의합니다. 왜냐하면 중앙은행이 찍어내는 돈은 자산 가격만 부풀리는 경우가 정말 많다는 것입니다.
중앙은행은 항상 실물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핑계를 대고 돈을 마구잡이로 뿌리는데, 문제는 이 돈이 항상 부유층에게 먼저 도달한다는 겁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냐 하면, 여러분,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낸 것, 이 돈을 여러분들은 직접 만질 수가 없습니다. 중앙은행은 항상 시중은행에 돈을 뿌립니다. 그런데 이 시중은행은 항상 신용도로 차별을 합니다. 그래서 돈이 많을수록 더 많은 돈을 빌릴 수 있고, 더 낮은 금리로 빌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 돈을 뿌리면 누구에게 훨씬 더 유리할까요? 부유층에게 훨씬 유리하죠. 왜냐하면 서민들은 신용도가 낮기 때문에 돈도 적게 빌려야 하고, 심지어 부유층보다 금리가 두 배나 세 배 되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당장 부유층들이 지금 현재 대출 창구로 가보세요. 2%대 후반 정도로 대출받을 수 있는 사람들도 있는데, 여러분, 서민들은 걸핏하면 10%, 잘못하면 15%의 대출을 받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이 때문에 중앙은행이 돈을 뿌리면 이 돈은 전부 다 부유층에게 몰려가서 일단 자산 가격을 엄청나게 끌어올리게 됩니다. 그리고 자산이 너무나 올라간 상황에서 은행들은 갑자기 너그러운 척을 하면서 서민들에게도 돈을 빌려 주겠다고 하기 때문에, 집값의 꼭지에서 항상 집을 사게 되는 그런 위험한 함정에 빠진다는 게 오스트리아 학파의 주장이고, 그 주장을 담은 대표적인 저서 '블라인드 러버리(Blind Robbery)'가 지난해 미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었습니다. 여러분들 궁금하시면 이 책을 한번 읽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떤 일이 나오냐 하면, 중앙은행이 돈을 끝없이 풀 때마다 놀랍게도 빈부 격차가 훨씬 더 커지는 일이 계속 반복되어 왔는데요. 자, 이 그래프에서 회색으로 보이는 게 이게 무엇이냐 하면 바로 미국의 경기 침체 기간입니다. 미국의 경기 침체가 오면 그때마다 연준은 정말 막대한 돈을 찍어서 시중은행에 돈을 뿌려 주었습니다. 이게 국민들한테 직접 뿌리는 게 아니라 시중은행한테 뿌려 주니까, 시중은행은 부유층한테 훨씬 더 낮은 금리로, 훨씬 더 많은 돈을 뿌려 주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유층은 이 경기 침체 상황에서 낮은 가격에 부동산을 사거나 아니면 주식을 삽니다. 그래서 나중에 이 부동산 가격이 회복되거나 주가가 회복되면 상위 1%는 점점 부자가 되죠.
이 현상은 2000년 닷컴 버블일 때도 연준에서 돈을 엄청나게 뿌렸기 때문에, 상위 1%가 미국 전체 순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빠른 속도로 늘어납니다. 특히 가장 극적이었던 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인데, 상위 1%의 자산 비중이 하위 90%보다 더 많아지는 첫 번째 시기였습니다. 여러분, 말이 하위 90%지, 미국인들의 거의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죠. 하위 90%가 가진 자산보다 상위 1%가 가진 자산이 더 많아지는 첫 번째 시기, 그때가 바로 2015년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한국은행이 돈을 푸는 것에 대해서 계속 비판을 해 왔던 겁니다.
제가 2024년 8월에 '경기는 금융위기급 최악, 집값만 급등하는 이유'라는 콘텐츠를 올린 적이 있습니다. 그 뒤로도 끊임없이 "한국은행이 이런 식으로 돈을 풀면 집값만 급등하고 빈부 격차만 커지면서 대한민국 경제의 위험 요소만 더 키우게 될 것이다" 이렇게 비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뒤에도 한국은행은 정말 끝없이 돈을 풀었습니다. 그 결과가 오늘의 집값 폭등을 가져온 겁니다. 한국은행이 돈을 푼 만큼 정말 정직하게 반영해서 올라가는 것, 그게 바로 집값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더 무서운 게 있습니다. 원래 경제가 무너지기 직전에 집값을 끌어올리기가 가장 쉽습니다. 오스트리아 학파는 권력이 중앙은행을 장악하고 자신들의 부를 더 부풀리기 위해서 무제한 돈 찍기를 하면서 일부러 집값을 상승시킨다고까지 중앙은행을 비판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중앙은행을 장악한다 하더라도, 그 장악한 세력조차 제약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그게 무엇이냐 하면, 돈을 풀고 나면 3에서 6개월 뒤에는 일단 집값이 폭등을 합니다. 그리고 나서 12에서 18개월 뒤쯤에는 물가가 크게 오를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제약 조건이거든요. 그래서 아무리 중앙은행을 장악하고 자기들의 부를 늘리기 위해서 돈을 찍고 싶어도, 18개월 뒤에 오는 이 물가 상승 때문에 섣불리 돈을 찍을 수가 없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게다가 한국은 미국과 달리 또 다른 문제가 하나 있죠. 한국도 물가가 오른다는 문제가 있지만, 돈을 마구잡이로 찍어내면 원화 가치가 급락하겠죠. 원화가 휴지가 되면 아마도 다들 중앙은행을 비판할 겁니다. 이것 때문에 항상 제약 요건이 있는데, 경제가 무너지기 직전에는 왜 제약 요건이 사라지느냐? 지금 현재 우리나라 대한민국처럼 성장률이 아예 마이너스로 가 버리면요, 한국은행이 아무리 돈을 찍어내도 좀처럼 물가가 오르지 않습니다. 지금 한국은 금리를 계속 낮추고 있지만 물가가 오르지 않는 이유는 경제가 완전히 죽어 버렸기 때문에 아무도 소비를 하지 않으니 생산자들이 물가를 올릴 수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소비자 물가가 오르지 않으니 돈을 더 많이 찍어도 되겠죠? '봐봐, 물가 안 올랐잖아! 돈 더 찍어도 돼! 금리 더 낮춰도 돼!' 이렇게 한국은행에서 돈을 더 찍을 수 있는 핑계거리가 생깁니다.
특히 내수 시장이 죽은 경우에 더욱더 돈을 풀 수 있는데요. 왜 그러냐? 여러분, 우리나라는 수입 의존도가 굉장히 높기 때문에 내수 시장이 죽어 버리면 당장 수입이 엄청나게 줄어듭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지금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경우에는 불황형 흑자 때문에 당장은 무역 수지 흑자를 봅니다. 일반 국민들이 돈이 너무 없어서 소비를 안 하니까 해외에서 물건을 안 사니 무역 수지가 흑자를 보이는 것인데, 그것 때문에 환율이 급등하지 않으니까 한국은행은 돈을 더 많이 찍을 수 있는 핑계거리가 또 생기는 거죠. '아니, 환율 안정됐잖아! 돈 더 찍어도 되잖아!' 그러면서 금리를 또 낮출 수 있는 겁니다.
그런데 지금처럼 돈을 많이 푼 경우에는 어떤 결과가 기다리고 있느냐? 보통 돈을 푼 다음에 여러분이 꼭 기억하실 게, 3에서 6개월 사이에는 자산 가격이 정말 빠르게 올라가고요, 6개월에서 9개월 뒤에는 실물 경제가 좋아져야 합니다. 만약에 실물 경제가 좋아지면 12에서 18개월 뒤에는 인플레이션이 오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그런데 6개월에서 9개월 뒤에 과연 실물 경제가 좋아질까요? 저는 대한민국이 이미 유동성 함정에 빠져 있기 때문에 실물 경제가 좋아지는 그 메커니즘 자체가 깨졌다고 생각합니다. 돈을 아무리 풀어도 실물 경제는 좋아지지 않습니다. 미국은 돈을 찍잖아요. 이게 해외로 빠져나가는 경우보다는 미국 내에 있기 때문에 경기를 살리는 효과가 있지만, 여러분, 우리 한국은 미국과 다릅니다. 소규모 개방 경제이기 때문에 돈을 찍는다고 그 돈이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금리가 2%밖에 안 되는데 미국 금리가 4%예요. 그럼 당연히 달러로 바꿔 놓고 4%를 앞으로 복리 효과로 계속 늘려 나간다면 그쪽이 훨씬 더 이득이잖아요. 그러니 달러로 바꾸려는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고요, 그렇게 되면 대한민국의 실물 경제가 좋아지지 않을 수가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어떻게 되느냐, 원화 가치가 크게 하락하는 경우가 올 수 있거든요. 그래서 12개월에서 18개월 뒤에는 인플레이션이 오거나 아니면 원화 가치가 하락하는 그런 두 가지 현상 중에 하나가 올 수 있기 때문에 그때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는 겁니다.
그런 틈에서 저는 파월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왜 그러냐 하면 사실 일반적으로 집값을 급등시키는 주범이 되는 중앙은행 총재들은 항상 임기가 1년 미만으로 남은 총재들입니다. 왜 그러냐? 중앙은행이 돈을 푼 다음에 한 3에서 6개월 내로는 자산 가격만 급등하고 그 부작용은 보통 12개월 뒤에 오거든요. 그러면 여러분들이 중앙은행 총재라면 내 임기가 12개월 미만으로 남았다면, 자기가 물러나기 전에 돈을 풀어도 그다음에 욕을 먹는 건 차기 총재거든요. 그래서 집값만 올리고 후유증은 피해 갈 수 있기 때문에, 12개월 미만으로 남은 총재들이 더욱더 돈을 풀려는 욕망에 사로잡힐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그런데 파월 연준 의장의 임기가 여러분, 2026년 5월 15일이에요. 그러니까 지금 1년도 안 남았어요. 11개월밖에 안 남았는데 파월은 지금 트럼프가 아무리 금리를 낮추라 그래도 낮추지 않고 버티고 있습니다. 그러니 대단한 사람인 거죠. 파월이 자기 임기 때 만약에 금리를 낮춘다면, 미국은 돈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보다 미국 내에 있기 때문에 경기가 당장 좋아집니다. 자기 임기 동안 경기가 좋아지면 파월은 자랑할 수 있겠죠. '봐봐, 내 임기 동안 굉장히 경제 좋았잖아!' 그런데 파월이 이렇게 돈을 풀어 놓고 떠나 버리면, 차기 연준 의장이 취임했을 때 물가가 폭등해서 그 사람이 욕을 먹을 겁니다. 이렇게 파월은 자기는 욕을 먹지 않고 트럼프한테도 잘 보이고, 그리고 자기 임기 동안 경기를 살린 그런 연준 의장으로 기록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돈을 풀지 않았기 때문에 저는 파월 의장이 그래도 정말 멋진 모습을 보여주면서 퇴장을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집값은 도대체 언제까지 오를까요? 6억 원 이상의 대출 금지, 정말 극단적인 처방이고 굉장히 놀라운 처방이긴 하지만 이 효과가 과연 클지 저는 약간 회의적입니다. 왜 그러냐? 지금도 금리를 계속 낮추고 있고 더 많은 돈을 계속 풀고 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집값이 올라가는 그런 효과가 지금 금융 시장에서 통화 정책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웬만해선 집값이 하락하기는 정말 어렵고요, 안정되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집값이 앞으로 잡히기 시작하는 신호탄은 돈을 마구 푼 대가로 뭔가 부작용이 나타났을 때 그때부터라고 볼 수 있거든요. 우리나라는 미국하고 좀 달라서 물가보다는 환율에서 먼저 신호가 나타날 가능성이 굉장히 큽니다.
특히 우리나라 물가에는 여러분, 집값을 제외했다는 거 아시죠? 미국의 물가에는 집값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집값이 올라가면 물가가 엄청 오른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연준이 금리를 마구잡이로 낮출 수가 없거든요. 그런데 한국은 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만, 집값을 거의 대부분 다 물가 지표에서 빼 버렸습니다. 집값이 이렇게 폭등을 해도 물가가 낮은 것처럼 나오기 때문에 돈을 얼마든지 지금은 풀 수 있기 때문에, 여러분, 물가 지표로 문제가 생기는 것, 한국은 요건 문제가 아니에요. 가장 큰 문제는 원화 가치의 급락이 집값하고 가장 크게 연관된 신호탄이라고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세계 경제 지각 변동을 여러분들께 낱낱이 소개해 드리는 기획 시리즈에서 이번에는 한국의 부동산 편을 다뤘고요, 경기는 최악인데 집값만 계속 치솟는 이유에 대해서 이번에 설명을 드렸습니다. 그 뒤에 계속해서 부동산 시리즈도 다뤄 볼 생각인데요. 집값이 일곱 배 오른 나라가 어떤 식으로 나라가 망했는지, 그리고 앞으로 74년생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 집값은 어떻게 될 것인지, 그리고 부동산에 올인한 나라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되는지, 이런 문제들을 앞으로 집중적으로 조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작년부터 한국은행의 이런 돈 푸는 정책을 비판할 때마다 댓글 중에 보면 "아니 뭐 집값 올라간다고 뭐가 나쁘냐? 이래서 경기가 살아나면 되는 거 아니냐?" 이런 댓글들이 있었는데, 여러분, 지금 집값이 더 올라가잖아요?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 다시 망가집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집값이 이렇게 계속 올라가면 자원이 그쪽으로 쏠려 들어가서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아요. 여러분, AI에 투자하는 것보다 부동산으로 돈을 더 많이 버는 나라에서 누가 AI에 투자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