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의 미래 항로: 중소·중견 기업의 글로벌 약진과 친환경 선박 인프라의 확립
K-조선의 미래 항로: 중소·중견 기업의 글로벌 약진과 친환경 선박 인프라의 확립
세계 해운 및 조선 산업은 기술 혁신과 환경 규제 강화라는 두 가지 큰 파도를 동시에 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격변 속에서 대한민국 조선 산업은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 능력과 더불어 친환경 기술 개발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미래를 향한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기업뿐만 아니라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중소·중견 기업들이 국제적인 프로젝트에서 성과를 내고 있으며, 차세대 친환경 연료 인프라 구축을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은 우리 조선 산업의 밝은 미래를 보여줍니다.
1. 페루에 불어온 K-조선 기술의 바람: STX 컨소시엄, 해양 과학 연구 플랫폼 건조 프로젝트 수주!
대한민국의 중소·중견 기술 기업들이 연합한 STX 컨소시엄이 페루 국영 조선소 SIMA(SERVICIOS INDUSTRIALES DE LA MARINA)가 주도하는 해양 과학 연구 플랫폼 건조 사업을 수주했다는 소식은 우리 조선 산업의 저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사례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기존 1997년 진수된 노후 조사선을 대체하는 차세대 과학 연구 플랫폼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이며, 2027년 페루 연안의 해양 환경·수산 자원 조사 및 기후 변화 대응 연구 거점으로 투입될 예정입니다.
이번 사업은 국내외 대형 조선사들이 경쟁한 가운데, 기술력, 경험, 그리고 협업력을 바탕으로 이뤄낸 중소·중견 기술 동맹의 승리로 평가됩니다. STX 컨소시엄은 설계, 주요 자재 공급, 그리고 기술 이전(CKD 패키지)까지 총괄하는 전방위적인 역량을 선보였습니다.
- 설계의 심장, 한국해사기술(KOMAC): 국내 1호 조선 설계 전문회사이자 1,800척 이상의 실적을 보유한 KOMAC이 설계를 맡았습니다. KOMAC은 전남대학교 소속 ‘청경호’의 기본 및 상세 설계를 기반으로 페루 측의 요구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현지화 최적화를 성공적으로 수행했습니다. 이는 특정 선종에 국한되지 않는 KOMAC의 광범위한 설계 역량(VLCC, LNG선, 컨테이너선 등)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것입니다.
- 자재 공급과 제작의 주축, 삼원중공업: 삼원중공업은 선체, 기관, 전장, 의장 등 CKD(Completely Knocked Down) 자재 공급 및 부분 제작을 담당합니다. 특히 삼원중공업은 특수선 건조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품질의 기자재를 공급하며 프로젝트의 안정적인 실행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 프로젝트 총괄, STX: STX는 프로젝트 총괄뿐만 아니라 물류, 감리, 법률 보증 등 사업 전반을 지휘하며 성공적인 프로젝트 수행의 견인차 역할을 합니다. STX는 2013년 이후 SIMA와 500톤급 경비정 8척을 공동 건조한 이력을 통해 이미 페루 조선 시장 내에서 깊은 신뢰를 구축한 바 있어, 이번 프로젝트에서도 그 역량을 십분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페루 프로젝트는 대한민국 중소·중견 기업들이 기술력과 협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입니다. 이는 단순히 선박을 건조하는 것을 넘어, 우리의 조선 기술을 해외에 이전하고 현지 산업 발전에도 기여하는 '상생 협력'의 모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큽니다.
2. 친환경 해운의 마일스톤: BV, 세계 최초 5,000cbm급 암모니아 벙커링 선박 입급!
해운업계의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프랑스 선급협회 뷰로베리타스(Bureau Veritas, BV)가 일본 사사키 조선소(Sasaki Shipbuilding)가 건조하는 5,000cbm급 암모니아 벙커링 선박을 입급(선박 등록 및 인증)했다는 소식은 해운 역사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이 친환경 선박은 오는 2027년 9월경 인도될 예정이며, 이번 입급은 암모니아를 차세대 선박 연료로 활용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의 핵심적인 단계로 평가받습니다. 암모니아는 연소 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주목받는 무탄소 연료이지만, 독성과 부식성 관리, 그리고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암모니아 벙커링 선박의 등장은 해상 운송에서 암모니아 연료의 상업적 사용을 현실화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BV는 자사 해양·오프쇼어 부문이 세계 최초의 5,000cbm급 암모니아 벙커링 선박에 대한 입급 업무를 맡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선박은 BV의 안전성, 지속가능성, 혁신성에 대한 엄격한 기준에 따라 입급될 예정이며, 벙커링 선박에 적용되는 NR 620 규정과 강선에 대한 입급 기준인 NR 467 규정을 모두 충족하게 됩니다. 또한, 데이터 보안 역량을 인증받는 SW-Registry 및 CYBER RESILIENT 선급 부호(class notation)를 부여받고, 국제 선급 연합회(IACS)의 사이버 보안 규정인 UR E26 및 UR E27도 준수하게 됩니다. 이는 단순히 연료를 공급하는 것을 넘어, 운항 과정의 안정성과 디지털 보안까지 고려하는 최신 선박 건조 및 운용의 복잡성을 보여줍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BV와 사사키 조선소 간의 오랜 협력의 일환으로, 양사는 해운 산업의 환경적 책임과 기술 혁신을 공동의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제적인 협력은 차세대 친환경 연료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가속화하며, 글로벌 해운업계의 탈탄소화 노력을 선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한국 조선업계 또한 이미 암모니아 추진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이러한 국제적인 인프라 구축 노력과 함께 시너지를 발휘하여 미래 친환경 선박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3. LNG선 운임 압박 지속 전망과 시장의 변화
한편, LNG선 운임 압박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글로벌 LNG 시장의 공급과 수요, 그리고 신조선 인도량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입니다. 높은 선가로 건조된 신조선들이 인도되면서 공급량이 증가하고, 지정학적 리스크와 에너지 정책의 변화 등 다양한 변수들이 운임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운임 압박 속에서도 친환경 선박으로의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입니다. 카타르 LNG 프로젝트와 같은 대규모 발주, 그리고 NYK와 같은 글로벌 해운사들의 과감한 탈탄소화 투자는 친환경 고부가 가치 선박 시장의 성장을 예고합니다. 한국의 조선사들은 이미 LNG 운반선 건조에 있어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암모니아, 수소 등 차세대 연료 추진선 기술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LNG선 운임 시장의 단기적인 변동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의 경쟁 우위는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결론: 변화의 물결 속에서 피어나는 K-조선의 새로운 기회
대한민국의 조선 산업은 단순한 선박 건조를 넘어, 설계, 자재 공급, 프로젝트 관리 등 전방위적인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그 존재감을 확고히 하고 있습니다. 중소·중견 기업들의 해외 진출 성공은 우리 산업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미래 친환경 연료 인프라 구축의 핵심이 될 암모니아 벙커링 선박의 입급 소식은 지속 가능한 해운을 향한 글로벌 노력을 보여줍니다.
LNG선 운임 시장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한국 조선업은 기술 혁신과 친환경 전환이라는 거대한 물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끊임없는 연구 개발과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세계 해운 산업의 탈탄소화를 이끌며, K-조선이 더욱 견고한 글로벌 리더십을 구축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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