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의 슈퍼싸이클
예를 들어 1차 수퍼사이클(1963~1973년)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무역량은 전쟁 직후 바닥을 치고 빠르게 증가했지만, 선박 공급은 이를 따라주지 못했다. 2차수퍼사이클(2002~2007년)은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촉발했다. '세계의 공장'으로 주목받은 중국이 WTO에 가입하면서 글로벌 물동량이 폭발했고, 조선사들은 급증하는 선박 발주 물량을 소화하면서 초호황기를 누렸다. 이런 조선업의 1·2차 호황 사이클은 1차 오일쇼크(1973~1974년)와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등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하락 사이클로 접어들었다.
조선업 30년 주기설에 근거하면, 3차 수퍼사이클의 시작은 2037년께로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3차 수
퍼사이클은 예상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가 온실가스를 대거 배출하는 노후 선박을 교체하도록 강하게 유도하고 있어서다. 원래대로라면 30년의 선박 수명을 모두 채운 뒤 대규모 교체 주기가 도래했겠지만, 환경 규제 탓에 교체 주기가 앞당겨지면서 장기 사이클의 시작도 빨라질 전망이다.
IMO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선박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조치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2027년부터 국제 항로를 항해하는 5000t 이상의 선박은 강화한 온실 가스 기준에 맞는 연료를 써야 한다. 현재 3.8년 수준인 전 세계 조선사 수주잔고를 고려하면, 선주들이 지금 선박을 발주해도 3년 뒤에나 인도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당장 올해부터 친환경 선박 발주 수요가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도표)
73-86 경기하락 13년. 선박초과 공급과 물동량 감소
86-91 경기 상승
91-02 하락 11년
02-08 상승. 6년 중국 WTO 가입 물동량 고성장으로 선박수요 증가
08-16 하락 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침체에 따른 발주감소
16- 발주량 증가.(중앙 2025.4.21)
내 생각은 약간 다르다.
73-86 하락은 73년 1차오일쇼크,79년 2차 오일쇼크(이란 혁명으로 유발)로 인한 것이다. 선박 초과공급보다는 석유값 상승에 따른 경기침체로 물동량 감소가 컸다.
86-91년 상승이라 하는데 우리 입장에서는 88년 올림픽을 전후한 원화 절상으로 힘들었고, 이후는 일본의 엔화 절상(플라자 협의)으로 상대적으로 편했다. 당시 일본과 한국이 주 플레이어였다.
91-02년 하락이라 하는데, 전반은 엔다카 득을 보았고, 또 컨테이너선이 많이 발주되고 LNG선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거의 우리가 맡아 해서 힘드는 줄 몰랐다. 오히려 노사문제가 힘들었다.
02-08년 소위 중국 거품에 다른 초호황
08-16 거품 붕괴. 대대적 구조조정.
1차 수퍼사이클이 1963-1973 사이라 하는데, 끝낸 것은 1차오일 쇼크였으니 1973년인데 시작점은 확실치 않다. 당시 세계무역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보다는 에너지원이 석탄에서 석유로 바뀐 점이 컸다. 유조선의 발주가 늘었고 선박이 대형화하여 VLCC가 나왔다.
VLCC를 효율적으로 건조하기 위해 새로운 조선소 개념이 나왔고, 영국 일본의 대형조선소는 대부분 VLCC를 타킷으로 했다. 평블록과 곡블록 공장의 비율이 6:4인 것은 그 때문이다. 만약에 벌커선이나 콘테이너선이 타킷이었다면 다른 비율이 됐을 것이다. 컨테이너선은 90년대 들어 많이 나오기 시작했다. 곡블록을 다 처리할 수 없게 되자 사외외주를 적극 육성했다. 컨테이너선의 의장품 제작 공장도 장려했다.
최근 컨테이너선 수주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데 90년대 초와 상황이 비슷한 것 같다. 사외외주 공장의 설비 능력은 문제없을지 점검해보아야 할 것 같다.
요는 60년대의 대형유조선 붐은 조선공장의 형태까지 규정하였다. 폭70미터 길이 400미터 도크는 VLCC를 위한 사이즈이다. 컨테이너선이었다면 다른 사이즈가 됐을 것이다.
2차 수퍼사이클 2002-2007는 중국 특수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 되어 원료와 연료를 엄청 수입했고 제품도 어마어마하게 밀어냈다. 중국의 지리적 위치가 미국이나 유럽의 중간이라 선박의 톤-마일 많아지고, 선박의 대형화가 급속도로 이루어졌다. 원유,원탄,원광 등도 중동,호주,남미에서 실어오게 되어 선박이 모자라게 된다. 여하튼 전 선종에서 붐이 있었다.
거품이 꺼지고, 금융위기가 오고 격심한 구조조정이 있었고, 연료가 crude oil에서 LNG로 주류가 바뀌고 이제 암모니아 등 신연료로 바뀐다고 한다.
경험으로 보면 IMO의 룰이 바뀌어 선박수요가 급증한 일은 없는 것 같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대응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작년에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대량 발주가 있었는데 배가 부족해서 그런 건 아니고, 코로나 사태로 떼돈을 번 선사들이 선제적으로 환경친화적인 배로 바꾸는 일종의 치킨게임이 있었다고 한다. 탄소세 적용이 2028년부터라는데 이미 건조도크가 그때까지 찾으니 달리 할 수 있는 것도 없다.
60년대에 유조선의 엔진이 스팀터빈에서 디젤로 바뀌었는데 이에 의한 것보다 가정이나 발전소의 석탄보일러가 기름 보일러로 바뀐 게 유조선 수요에 영향이 더 컷다. 앞으로도 그렇지 싶다. 앞의 기사에서 30년 주기라는 게 좀 이상하다. 선박 수명이 30년 이란 건 알겠는데, 매년 수명이 도래한 선박은 폐기하고 신조하는 거지 한 번에 대량 발주하고 한 번에 폐기하는 건 있을 수 없다.
3차 수퍼 사이클이 2037년 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2차 수퍼사이클 시작점은 2007년 경이어야 하는데, 그 때는 이미 끝물이었고 당시 건조됐던 배는 거의 폐기됐을 거다. 환경문제도 그렇지만 늦게 건조된 것보다 경제성이 떨어진다.
트럼프의 관세로 세계 무역이 크게 줄어들지 싶다.초대형 컨테이너선은 중국발 미국 또는 유럽도착으로 하는 게 대부분이다. 중국의 발주가 줄어들어 우리가 어부지리를 얻는 것보다 중국발 물동량이 줄어든 영향이 더 크지 싶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중국과 우리가 주로 만드니 중국이 못하게 되면 우리가 득인 것은 눈에 보인다. 그런데 선주들이 화물 확보가 안되면 발주 자체가 있을까. 또는 기존 대형의 배를 배치전환할 항로가 있을까(수심이 충분한 항구 필요). 요는 가장 효율적으로 대량의 화물을 처리하도록 해운 시스템이 되어있는데 그게 무너지면 실로 난감한 일이 생길 것 같다.
컨테이너선,LNG선 외는 우리가 손 잘 대지 않은 것들이니 어떻게 되든 별 관계가 없을 것 같다.
미국함정에 대해서는 일본쪽은 좀 시컨둥한 것 같다. 신규투자를 해야하는 점, 인력확보,돈이 안될 것같다 라는 이유인데 이 사업을 많이 한 사람들의 생각이긴 한데 원래 일본 사람들이 쉽게 달려들지 않는 성질이 있다.
과거, 컨테이너선 대량건조, LNG선 탱크 타입의 멤브레인 채택, 드릴십 건조 등 결단의 시점이 있었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