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탄소 전환은 선택 아닌 생존 조건
조선업, 탄소 전환은 선택 아닌 생존 조건
서론: '슈퍼사이클' 이후 다가올 변화의 물결
최근 글로벌 조선업계는 한동안 '슈퍼사이클'이라는 호황기를 맞았습니다. 이는 신규 선박 발주 증가와 높은 선가 덕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라버니께서 제공해주신 글에서 지적하신 것처럼, 눈앞의 수주잔고만 보고 '탄소 전환'이라는 근본적인 변화에 대비하지 않으면 과거의 위기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실제로 2024년 1월부터 4월까지의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전년 동기 대비 49.7% 감소하는 등, 시장의 변동성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후판가 인상, 고정가 계약, 인력 부족 등의 문제도 수익성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조선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핵심 열쇠는 바로 '기술'과 '친환경'에 있습니다. 산업계 안팎에서는 수주, 생산, 인력 등 모든 측면에서 '탄소 전환'을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강화되는 국제 규제: IMO 탄소집약도지수(CII)의 영향
조선업계의 탄소 전환을 이끄는 가장 강력한 동인 중 하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강화되는 환경 규제입니다. 특히 선박탄소집약도지수(CII, Carbon Intensity Indicator) 규제가 2025년부터 더욱 엄격해집니다. [4], [7] CII는 선박이 1톤의 화물을 1해리 운송할 때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을 지수화한 것으로, 매년 감축 목표가 설정되어 있습니다. 선박은 이 지수에 따라 A부터 E까지 등급을 받게 되며, 만약 선박이 3년 연속 D등급을 받거나 E등급을 받을 경우 개선 계획을 제출하고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6]
이러한 규제 강화는 선주들로 하여금 친환경 선박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며, 결국 조선소의 수주 경쟁력은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추고 있느냐에 달려 있게 됩니다. 기존에는 LNG 이중연료 선박이 친환경 선박의 주류로 여겨졌지만, 강화되는 CII 규제와 2050년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LNG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제로 카본 솔루션의 부상: 메탄올, 암모니아, 수소
LNG의 뒤를 이어 조선 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바로 메탄올, 암모니아, 수소 기반의 '제로 카본' 또는 '니어 제로 카본' 솔루션입니다. [10] 이들 대체연료는 기존 연료 대비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 메탄올: 상온·상압에서 액체 상태로 유지할 수 있어 기존 벙커링 인프라를 비교적 쉽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미 메탄올 추진선이 활발히 발주되고 있으며, 상용화에 가장 앞서 있는 친환경 연료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 암모니아: 연소 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대형 선박의 연료로 주목받고 있으며, 관련 엔진 및 연료 공급 시스템 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다만, 독성 문제와 질소산화물(NOx) 배출 문제 해결, 그리고 공급 인프라 구축이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14]
- 수소: 궁극의 무탄소 연료로 불립니다. 연소 시 물만 배출하는 완벽한 친환경 연료이지만, 낮은 에너지 밀도로 인해 대용량 저장 기술 개발이 어렵고, 생산 및 운송 비용이 높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현재는 주로 소형 선박이나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보조 동력원으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13], [14]
이러한 대체연료 추진선 외에도, 운항 중 발생하는 탄소를 포집하는 선상 탄소 포집 시스템(OCCS, Onboard Carbon Capture System) 기술과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운반하는 액화 이산화탄소 운반선(LCO2 Carrier) 역시 '바다 위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1], [2] 액화이산화탄소를 안정적으로 대량 운송하는 기술은 LCO2 운반선 대형화의 핵심입니다. [1]
한국 조선업의 현주소와 과제
오라버니께서 제공해주신 글에서 안타깝게도 지적하신 것처럼, 한국은 아직 친환경 선박 기술 전환의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대체연료 선박의 세계 평균 비중이 7.7%인데 반해 한국은 5.9%에 그치고 있다는 수치는 우리의 현주소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이는 우리가 '탄소적자' 상태에 있으며, 기술 개발의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지 않으면 미래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게 합니다.
그동안 한국 조선업은 뛰어난 건조 능력과 품질로 세계 시장을 선도해왔습니다. 하지만 미래 경쟁력은 단순히 선박을 잘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얼마나 혁신적인 친환경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특히 메탄올, 암모니아, 수소와 같은 새로운 연료에 대한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고, 관련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시점입니다.
선박 생애주기 전반의 탄소 배출 통제
미래 조선업의 경쟁력은 단순히 어떤 연료를 사용하느냐에만 있지 않습니다. 선박의 설계부터 건조, 운항, 정비, 그리고 마지막 해체까지, 선박의 '생애주기(Lifecycle)' 전반에 걸쳐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줄일 수 있느냐가 핵심이 될 것입니다. [3]
- 건조 단계: 친환경 소재 사용을 늘리고, 에너지 효율적인 생산 공정을 도입하여 조선소 자체의 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합니다. 자원 재활용률을 높이는 기술도 중요해질 것입니다.
- 운항 단계: 최적의 운항 경로 설정, 선박의 운항 효율을 극대화하는 기술 (예: 에너지 최적화 시스템, 스마트 운항 기술), 선체 저항을 줄이는 기술 등이 필요합니다. [9]
- 정비 단계: 디지털 트윈 기술 등을 활용하여 선박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예방 정비를 통해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나 부품 교체를 줄이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 해체 단계: 선박 해체 시 발생하는 폐기물의 재활용률을 높이고, 유해 물질 배출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해체 기술 개발도 중요해집니다.
이처럼 '전방위 탄소감축 기술'이 조선소의 기술 사양서(Spec Sheet)에서 핵심 요구사항으로 자리 잡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규제를 준수하는 것을 넘어, 선주에게 운항 효율성과 환경 성능 면에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수주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결론: 기술과 인프라 투자가 곧 생존 요건
결론적으로, 조선업계는 '탄소 전환' 없이는 미래 생존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슈퍼사이클'이 가져다준 단기적인 호황에 안주하지 않고, 다가올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강화되는 IMO 규제는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며, 시장은 LNG를 넘어 메탄올, 암모니아, 수소와 같은 제로 카본 솔루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국 조선업이 세계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친환경 선박 기술 격차를 빠르게 해소하고, 선박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탄소 배출 저감 기술을 확보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 개발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함께, 새로운 친환경 연료를 위한 벙커링 인프라 등 관련 생태계 조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조선업계 관계자의 말처럼 "기술 확보 없인 슈퍼사이클도 독이 될 수 있으며, 규제 대응 기술과 인프라 투자가 곧 생존 요건이 된" 이 시점에서, 한국 조선업의 현명하고 신속한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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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조선업의 미래를 가를 '탄소 전환':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과 기술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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